장비 없이 시작하는 천체사진
요즘 스마트폰은 별, 은하수, 심지어 성운까지 담아냅니다. 지금 가진 카메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봐요.
20년 전만 해도 별 하나를 사진에 담으려면 망원경, 추적 가대, 냉각 CCD 카메라, 그리고 노트북이 필요했어요. 그나마 봐줄 만한 결과물이 나오는 가장 저렴한 구성도 수천 달러가 들었고, 진짜 천문학 지식을 어느 정도는 익혀야 했죠. 그런데 2020년쯤을 기점으로 이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적당히 어두운 곳에서 울타리에 기대 놓은 요즘 스마트폰 한 대면, 1990년대였다면 작은 천문대가 필요했을 은하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어요.
과장이 아닙니다. 지금 들고 계신 그 휴대폰이 최근 4~5년 안에 나온 아이폰이나 구글 픽셀 정도라면, 진짜 천체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 전문 장비에 비하면 한계는 분명하지만, 30년 전 아마추어가 할 수 있던 그 무엇보다도 한참 앞서 있어서, 무엇이 가능한지 알아둘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잘 찍히는 것
별과 별자리는 쉬워요. 삼각대에 올린 휴대폰으로 단 몇 초만 장노출해도 한 컷에 수백 개의 별이 담깁니다.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많죠. 어두운 하늘에서 은하수는 최근 휴대폰으로 15초 노출이면 거뜬히 찍을 수 있어요. 한 시간 동안 찍은 사진에서 보이는 그 길게 휘어진 별의 궤적, 즉 별 궤적(star trails)은 짧은 노출을 여러 장 겹치면 쉽게 만들 수 있고요.
달은 정말 예쁘게 찍힙니다. 보름달은 워낙 밝아서 평범한 낮 설정으로 찍어도 표면의 진짜 디테일이 살아나요. 분화구, 어두운 바다(달의 평원), 티코 분화구 주변의 밝은 광조까지요. 줌 렌즈가 달린 휴대폰이라면 휴대폰 하나만으로도 이걸 해낼 수 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통과하는 동안 장노출에서 밝은 줄무늬로 나타나요. 오로라도 강할 때는 3~5초 노출이면 잘 찍힙니다.
잘 안 찍히는 것
세밀한 것들, 그러니까 행성, 은하, 희미한 성운은 망원경 없이는 어렵거나 불가능해요. 휴대폰 사진으로 토성의 고리나 목성의 줄무늬는 볼 수 없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장노출에서 잡히긴 하지만, 출판된 사진에서 보는 그 화려한 나선이 아니라 작은 얼룩처럼 보여요. 행성은 작은 원반이 아니라 밝은 점으로 찍히고요. 별의 색은 센서 특성상 대부분 흰색으로 나옵니다.
“휴대폰으로 쉽게 찍히는 것”과 “망원경이 필요한 것”을 가르는 기준은 대략 이렇습니다. 사람 눈에 점처럼 보이는 것은 사진에 담을 수 있고, 구조를 보려면 확대가 필요한 것은 담을 수 없어요.
촬영 기법
세 가지가 중요해요. 휴대폰이 노출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하고, 몇 초 동안 완전히 가만히 있어야 하며, 무한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요즘 휴대폰은 대부분 수동 또는 “프로” 카메라 모드가 있어요. 찾아보세요. 시작점으로 삼을 설정값은 이렇습니다. ISO는 800에서 3200 사이(높을수록 민감하지만 노이즈도 늘어요), 셔터는 10초에서 30초, 초점은 수동으로 무한대, 화이트밸런스는 어두운 곳에서 자동으로 잡으면 생기는 주황빛을 피하려고 3500~4000켈빈 정도로 맞춥니다.
최근 아이폰에는 어두울 때 자동으로 켜지는 나이트 모드가 내장돼 있어요. 카운트다운이 뜨면 휴대폰을 가만히 들고 계세요. 수동 조작만큼은 아니지만 가벼운 별 사진에는 충분합니다.
최근 픽셀에는 더 좋은 게 있어요. 천체사진 모드는 휴대폰이 삼각대 위에서 어두운 하늘을 향하고 있다고 감지하면 나이트 사이트 안에서 켜집니다. 16초짜리 노출을 15장 따로 찍어 내부에서 겹쳐 합쳐서, 노이즈가 적은 총 4분짜리 노출을 만들어내죠. 특히 어두운 하늘에서의 결과물은 정말로 인상적입니다.
수동 모드는 있지만 자동 천체 모드가 없는 안드로이드 휴대폰이라면, 방법은 아이폰 수동 방식과 똑같아요. ISO를 정하고, 셔터를 정하고, 무한대에 초점을 맞춘 뒤 삼각대에 기대는 거죠.
안정성
이 부분은 타협이 안 됩니다. 20초 노출 동안 휴대폰이 1밀리미터만 움직여도 별이 번져요. 삼각대나 안정된 받침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렴한 휴대폰 삼각대는 15달러쯤 하는데, 이 일을 진지하게 해보고 싶다면 가장 잘 쓴 돈이 될 거예요.
삼각대가 없으면 벽에 기대거나 바위 위에 올려놓는 것도 급할 땐 통하지만, 카메라 렌즈가 하늘을 깨끗하게 보고 있고 기울지 않았는지 신경 써야 해요. 대부분 휴대폰 카메라는 기기의 정중앙에 있지 않아서, 휴대폰을 뒷면으로 평평하게 눕히면 생각대로 안 될 때가 많습니다.
또 하나, 셔터를 직접 누르는 대신 3초 셀프타이머를 쓰세요. 화면을 톡 건드리기만 해도 휴대폰이 잠깐 흔들리고, 그 떨림이 15초 노출에 그대로 보입니다. 셀프타이머가 이걸 완전히 없애줘요.
500 법칙
노출이 너무 길면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에 별이 점이 아니라 짧은 호로 번지기 시작해요. 최대 노출 시간을 계산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500 법칙입니다. 500을 렌즈의 35mm 환산 초점거리로 나누면 최대 노출 시간이 초 단위로 나와요.
휴대폰 광각 렌즈(25mm 환산 정도)라면 계산상 약 20초, 망원 렌즈(75mm 환산)라면 약 7초가 나옵니다. 그보다 길면 별 궤적이 눈에 띄게 생기고, 그 안에서는 점별을 얻을 수 있어요.
고해상도 센서에서 더 엄격하게 가려고 300 법칙을 쓰는 사람도 있어요. 휴대폰은 너그러운 편이라 가벼운 촬영에는 500으로도 충분합니다.
스태킹, 일종의 반칙 기술
훨씬 비싼 장비를 가진 아마추어 수준에 가까운 품질을 원한다면, 진짜 마법은 스태킹에 있어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같은 하늘 영역을 짧은 노출로 여러 장 찍은 뒤, 소프트웨어로 정렬해 더하는 거예요. 신호(진짜 별)는 직선적으로 더해지는 반면, 노이즈(센서의 무작위성)는 제곱근으로 더해집니다. 20초 노출 20장을 스태킹한 결과는 20초 노출 한 장보다 400초 노출 한 장에 훨씬 가깝고, 노이즈는 훨씬 적어요.
무거운 작업은 무료 소프트웨어가 해줍니다. 윈도우용 DeepSkyStacker, 여러 운영체제에서 쓸 수 있는 Siril, 더 간단한 정렬용 Sequator 같은 것들이죠. 같은 하늘 영역을 20~50장 찍어서 집어넣고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스태킹 결과를 처음 보면 같은 휴대폰이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진을 만들어냈는지 신기할 거예요.
픽셀의 천체 모드는 이걸 내부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결과가 그렇게 좋은 거예요. 카메라 앱 안에서,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에 4분짜리 스태킹을 자동으로 해내는 거죠.
마지막 팁
카메라는 여러분의 눈이 어둠에 적응할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여러분은 필요합니다. 흰 불빛을 보지 않고 20~30분쯤 밖에 있으면, 처음 나왔을 때보다 훨씬 많은 하늘의 디테일이 보여요. 그러면 프레임 안에 무엇이 있는지 실제로 알게 되니 사진 구도를 더 잘 잡을 수 있죠.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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